3부: 전설의 흔적

3부: 전설의 흔적

리아와 세윤은 호수에서 발견한 빛나는 유리구슬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둘 다 처음 보는 물건이었기에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랐다. 세윤은 잠시 고민하다 구슬을 작은 주머니에 넣어 조심히 간직했다.

"이걸 발견한 건 정말 우연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세윤이 말했다.
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어쩌면 우리가 전설을 알아낼 운명을 타고난 걸지도요."

다음 날, 리아는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으로 향했다. 평소에도 조용한 곳이었지만, 전설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선 그곳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리아는 어린 시절부터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도서관의 한쪽에는 마을 전설과 역사에 관한 책들이 모여 있었다.

"안녕하세요, 리아."
책장을 뒤지던 리아에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서관의 관리자이자 그녀의 이웃인 박 할아버지였다. 그는 언제나 책 냄새가 묻어나는 사람으로, 마을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전설과 관련된 책을 찾고 있구나?"
리아는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호수와 관련된 전설이요. 빛나는 무언가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찾고 있어요."
할아버지는 흥미롭다는 듯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한 권의 낡은 책을 꺼냈다.
"이 책에 호수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와 있어. 어릴 때 들었던 전설이 떠오르는군. 뭔가 찾고 있는 게 있는 건가?"

리아는 그에게 구슬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아직은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 대신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책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책에는 오랜 시간 동안 마을 사람들이 전해 내려온 이야기들이 적혀 있었다. 그중에서 리아는 호수와 빛에 관한 한 구절을 발견했다.

"호수의 빛은 과거 잊힌 소망의 잔재라 전해진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자가 빛을 발견하면, 그것은 새로운 여정을 열 것이다."

리아는 이 글귀를 유심히 읽으며 머릿속으로 곱씹었다. '소망의 잔재'라는 말이 무슨 의미일까? 그리고 '새로운 여정'이란 무엇을 뜻하는 걸까? 리아는 고민하다가 세윤과 함께 다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리아와 세윤은 저녁 무렵 다시 호숫가에서 만났다. 세윤은 이미 작은 캠핑 의자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발견한 구슬에 대해 더 이야기하기 위해서였다. 리아는 도서관에서 찾은 내용을 세윤에게 전하며 책의 글귀를 보여주었다.

"소망의 잔재라니, 뭔가 시적인데?"
세윤은 글을 읽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순수한 마음이라니, 우리가 뭔가 특별하다는 뜻일까? 아니면 우연히 발견했을 뿐일까?"

리아는 그의 질문에 명확히 답할 수 없었다. 대신 그녀는 세윤에게 제안했다.
"우리가 발견한 이 빛이 정말 전설과 관련이 있다면, 더 많은 단서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할아버지 말로는 마을 동쪽의 옛 폐허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했어요."

세윤의 눈이 반짝였다.
"좋아. 그렇다면 그곳에 가보자. 내일 아침에 동쪽 폐허로 떠나는 거 어때?"

리아는 흔쾌히 동의했다.


다음 날, 리아와 세윤은 마을 동쪽으로 향했다. 폐허는 오래된 유적지로, 현재는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었다. 주변에는 거대한 나무와 풀이 빽빽하게 자라 있었고, 마치 숲 속의 비밀 장소 같은 느낌을 주었다.

폐허에 도착한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폈다. 낡은 돌계단과 무너진 벽들 사이에서, 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흔적들을 발견했다. 리아는 주위를 둘러보다 벽 한쪽에 새겨진 문양을 발견했다.

"세윤, 이리 와봐요. 이 문양, 구슬에 새겨진 것과 비슷하지 않아요?"
리아가 손으로 문양을 가리키자, 세윤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정말 비슷하네. 이게 뭔가 중요한 단서일지도 몰라."

둘은 문양 근처를 더 살펴보기로 했다. 벽 아래쪽에는 마치 작은 상자처럼 보이는 구조물이 있었다. 세윤은 그것을 열기 위해 손을 뻗었고, 예상보다 쉽게 열리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 안에는 또 다른 유리구슬과 낡은 종이 한 장이 들어 있었다.

리아가 종이를 펼쳐 들고 읽기 시작했다. 그것은 오래된 글씨로 쓰인 편지 같았다.

"빛을 발견한 자여, 너희의 소망은 어디에 있는가? 소망을 향한 길은 호수의 심장에 있다."

"호수의 심장?"
세윤이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
리아도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는 분명했다. 그들이 찾은 유리구슬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었고, 이 빛을 따라가는 것이야말로 마을 전설의 중심으로 향하는 열쇠였다.


폐허를 떠나는 길, 리아와 세윤은 호수의 심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리아는 호수의 중앙에 작은 섬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것은 평소 사람들이 가까이 갈 수 없는 곳으로, 마을의 중심부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 섬이 우리가 가야 할 곳일지도 몰라요," 리아가 말했다.
세윤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우리, 그 섬으로 가보자."

호수의 섬으로 향하는 길은 쉽지 않을 것이 분명했지만, 리아와 세윤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그들의 여정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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