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위기를 기회로, 신입사원의 반격

영구의 회사 생활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그가 실수를 통해 배운 것도 많았지만, 그만큼 새로운 문제도 끊임없이 터졌다. 그의 세 번째 출근 날 아침은 다소 평화로웠다. ‘오늘은 제발 아무 일도 없기를.’ 그는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라며 출근길에 올랐다.

그러나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그의 바람은 산산조각이 났다. 회의실에서 급히 부르는 고 대리의 목소리가 사무실을 울렸다.
"영구 씨! 당장 회의실로 와요!"
고 대리는 평소보다 훨씬 급한 얼굴이었다. 영구는 머릿속이 복잡해지며 회의실로 달려갔다.

회의실에는 이미 팀원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여러 장의 문서와 노트북 화면들이 뒤죽박죽으로 펼쳐져 있었다. 고 대리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클라이언트가 어제 보낸 수정 자료에 대해 질문을 했어요. 그런데 우리가 핵심 데이터를 누락한 걸 방금 확인했어요."

영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혹시 또 내가 실수한 건가?’ 그는 어제 자료를 검토하며 미처 보지 못한 것이 있었는지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하지만 이번 실수는 자료를 다루는 다른 팀원에게서 발생한 것이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건 두 가지야. 누락된 데이터를 최대한 빨리 보완해서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하는 것, 그리고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거야."

고 대리는 각자에게 역할을 분담했다. 영구의 역할은 누락된 데이터를 정리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프레젠테이션 자료로 만드는 일이었다.

"영구 씨, 신입이지만 믿고 맡길게요. 오늘 안에 끝낼 수 있겠죠?"
"네,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영구는 긴장감이 몰려왔지만, 그 안에서 자신도 모르게 솟아오르는 책임감과 의욕을 느꼈다. 이번만큼은 실수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그는 자리로 돌아와 작업에 몰두했다.

그는 먼저 데이터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이전 보고서를 다시 검토했다. 누락된 부분을 분석하며 클라이언트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정리했다. 그러나 작업이 생각만큼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데이터가 너무 방대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그 순간, 어제 도움을 준 정 과장이 다가왔다.
"영구 씨, 데이터 시각화 쪽은 내가 좀 도와줄게요. 이런 작업은 혼자 하면 시간만 더 걸려요."
"정 과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두 사람은 힘을 합쳐 데이터를 정리하고, 그래프로 시각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정 과장은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로 작업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며 영구에게 차근차근 방법을 알려주었다. 영구는 정 과장이 작업하는 방식을 배우며, 자신도 점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지났을 무렵, 작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문제가 터졌다. 회사 서버가 갑자기 느려지면서 데이터를 저장한 파일이 손상된 것이다.

"뭐야, 이거!" 영구는 당황하며 손상을 복구하려 했지만,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잠시 멍해졌다. ‘이렇게 끝나는 건가?’ 절망감이 밀려들었다.

그때, 은영이 다가와 차분히 말했다.
"영구 씨, 파일 백업은 했나요?"
"아... 아뇨, 아직 못 했어요."
"그러면 임시 파일을 찾아보는 건 어때요? 서버 문제로 작업이 손상됐을 때는 임시 파일로 복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은영의 조언대로 임시 파일을 검색하자 다행히 몇 분 전 저장된 데이터가 남아 있었다. 영구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작업을 재개했다.

마침내, 자료는 완성되었다. 영구와 정 과장은 서둘러 회의실로 자료를 들고 갔다.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팀장과 동료들에게 전달되었고, 모두의 검토를 거쳐 최종본이 완성되었다.

그날 오후, 클라이언트와의 화상회의에서 고 대리는 영구가 만든 자료를 활용해 누락된 정보를 상세히 설명했다. 클라이언트는 초반에는 다소 불만스러운 태도를 보였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자료와 성실한 태도에 점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회의가 끝난 후, 고 대리는 영구를 따로 불렀다.
"영구 씨, 오늘 정말 고생 많았어요. 신입사원인데도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해내는 모습이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잘하겠습니다."
"고생했으니 저녁은 내가 쏠게요. 다 같이 한잔하러 갑시다!"

동료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영구는 자신이 조금씩 회사에 적응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실수와 위기의 연속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중요한 것을 배웠다.

그리고 그는 깨달았다.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실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것이었다. 영구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의 직장생활은 이제 막 시작이었지만, 그는 이미 더 나은 자신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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